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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며칠까지는 현지 음식이 즐겁지만, 일정이 길어지면 어느 순간 따뜻한 밥에 김치 한 조각이 간절해질 때가 있다.
특히 아이는 어른보다 낯선 향신료나 음식에 민감할 수 있고, 호텔 조식을 며칠 계속 먹다 보면 메뉴가 아무리 다양해도 조금씩 물리기 시작한다.
그래서 나는 해외여행을 갈 때, 특히 취사가 되지 않는 일반 호텔에 묵을 경우 몇 가지 한식과 도구를 꼭 챙긴다.
여행을 여러 번 하다 보니 이것저것
많이 가져가기보다는 정말 활용도가 높은 것들만 남게 됐다.
1. 내가 실제로 챙기는 해외여행 한식
기본적으로 챙기는 것은 이 정도다.
캔김치 / 캔참치 / 캔깻잎 / 멸치볶음 / 컵라면 / 햇반 / 조미김 / 고추장 / 초고추장
그리고 음식 외에 함께 가져가는 것이 있다.
지퍼백 / 모유저장팩 몇 장 / 입구가 넓은 여행용 전기포트 / 일회용 보냉백
이 정도면 취사가 되지 않는 호텔에서도 며칠 동안 꽤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국가마다 식품 반입 규정이 다르고 육류·농산물 등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곳도 있으니, 출국 전에 반드시 해당 국가의 검역·세관 규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2. 김치는 여러 형태를 써봤지만 결국 캔김치
여행용 김치는 여러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지만, 나는 결국 캔김치가 가장 편했다.
가장 큰 이유는 세 가지다.
쉬지 않고, 터질 걱정이 적고, 냄새가 새지 않는다.
파우치형 김치는 부피가 작다는 장점이 있지만 캐리어 안에서 눌리거나 혹시 새지 않을까 신경이 쓰인다.
반면 캔김치는 이동 중에도 안정적이고, 한 번 열기 전까지 냄새 걱정도 거의 없다.
호텔에서 햇반과 조미김만 먹을 때도 김치 하나만 있으면 훨씬 제대로 된 한 끼처럼 느껴진다.
여기에 캔참치나 캔깻잎, 멸치볶음 정도를 더하면 아이가 현지 음식을 잘 먹지 않는 날에도 간단하게 밥을 먹일 수 있다.
3. 의외로 가장 유용한 준비물, 모유저장팩
아이를 키울 때 쓰고 남은 모유저장팩이 있다면 여행 때 몇 장 챙기거나 구매하는 것도 추천한다.
나는 이걸 음식 보관용으로 꽤 유용하게 사용해서, 늘상 구비해놓는다.
가격이 지퍼백보다 훨씬 저렴하고 크기가 적당하며, 무엇보다 액체가 잘 새지 않는다.
남은 과일이나 과자, 작은 간식, 소스류 등을 호텔 냉장고에 보관하기 좋다.
일반 지퍼백과 역할을 나눠서
마른 음식 → 지퍼백
수분 있는 음식이나 소스 → 모유저장팩
정도로 사용하면 편하다.
부피도 거의 차지하지 않으니 여행가방 한쪽에 몇 장 넣어두면 생각보다 쓸 일이 많다.
4. 햇반을 가져간다면 입구 넓은 전기포트 준비
해외 호텔 객실에 전기포트가 있는 경우가 많지만, 나는 가능하면 개인용 여행 전기포트를 준비한다.
중요한 건 입구가 넓은 제품이다.
햇반 용기가 들어가거나 뜨거운 물을 활용하기 쉬운 정도로 입구가 넓으면 활용도가 높다.
다만 숙소 비품인 전기포트에 직접 음식을 넣는 것은 위생 문제도 있고 호텔 규정상 허용되지 않을 수 있으니 피하는 편이 좋다. 개인용 제품도 제조사 사용법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컵라면을 먹거나 뜨거운 물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여행용 포트 하나가 있으면 꽤 든든하다.
5. 호텔 조식이 물릴 때, 고추장 비빔밥
호텔 조식은 처음 며칠은 즐겁다.
그런데 여행이 길어지면 비슷한 음식이 반복되면서 어느 순간 따뜻한 밥과 매콤한 맛이 생각난다.
이럴 때 튜브형 고추장 하나가 꽤 유용하다.
호텔 조식에 밥과 계란프라이, 샐러드 채소가 있다면 접시에 함께 담아 고추장을 조금 넣어 즉석 비빔밥처럼 먹을 수 있다.
고추장을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면, 이용하는 항공사의 기내식에 소용량 고추장이 제공되는 경우가 있으니 남는 제품을 활용할 수도 있다.
6. 간장 + 버터 + 계란프라이, 간장계란밥
호텔 조식에는 보통 죽이나 아시아 음식 코너에 간장이 있고, 빵 코너에는 버터, 즉석요리 코너에는 계란프라이가 있는 경우가 많다.
밥이 있다면
밥 + 버터 조금 + 간장 + 계란프라이
를 섞어서 간장계란밥처럼 먹을 수 있다.
여기에 가져간 조미김과 캔김치를 곁들이면 입맛이 한 번 리셋되는 느낌이다.
현지 음식을 며칠 연속 먹은 뒤라면 이런 단순한 한 끼가 의외로 반갑다.
7. 빵이 지겨워도 재료를 바꾸면 또 한 끼
밥을 먹고 싶지 않은 날에는 조식의 식빵을 활용한다.
식빵 + 샐러드 채소 + 계란프라이
정도만 넣어도 간단한 샌드위치가 된다.
햄이나 치즈를 추가해도 되고, 소시지에 케첩과 머스터드를 곁들여 핫도그를 만들어먹어도 좋다.
호텔 조식에서는 모든 메뉴를 조금씩 먹는 것보다, 있는 재료를 조합해서 익숙한 한 접시를 만들어 먹는 방법이 아이와 여행할 때 꽤 유용했다.
8. 초고추장 하나로 회덮밥
개인적으로는 초고추장도 고추장만큼 유용하다.
호텔 조식에 스시나 생선류, 샐러드 채소, 밥이 함께 나오는 곳이라면 접시에 담고 초고추장을 넣어 비비면 회덮밥과 비슷한 맛으로 먹을 수 있다.
기름진 현지 음식이나 고기류를 며칠 먹은 뒤에는 이런 새콤하고 매콤한 음식이 유난히 개운하게 느껴진다.
9. 일회용 보냉백도 한 장 챙긴다
신선식품 택배에서 받은 일회용 보냉백을 한두장 가져간다.
현지에서 과일이나 요거트, 음료처럼 잠깐 차갑게 보관하고 싶은 것을 샀을 때 유용하다.
이동하는 날에는 냉장 보관했던 간식을 잠깐 옮길 때도 사용할 수 있다.
쓰지 않으면 거의 부피를 차지하지 않으니, 여행할 때는 하나 정도는 챙겨두는 편이다.
돌아올 때는 버려도 그만이고 일본의 경우는 푸딩이나 초컬릿을 사올 때도 다시 활용 가능하다.
10. 한식을 많이 가져가는 게 목적은 아니다
해외여행에서 현지 음식을 즐기는 것도 여행의 큰 재미다.
그래서 모든 끼니를 한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음식을 잔뜩 가져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한식을 조금 챙기는 이유는 현지 음식을 먹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선택지를 하나 더 만들어두기 위해서다.
아이가 갑자기 현지 음식을 거부할 때,
며칠째 비슷한 호텔 조식을 먹었을 때,
늦은 밤 호텔에 들어와 식당을 다시 찾기 힘들 때,
아침 일찍 이동해야 할 때.
햇반 하나에 김, 김치만 있어도 한 끼가 해결된다.
여행 중 음식 때문에 일정이 흔들리는 일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몇 가지 익숙한 음식을 챙기는 것은 꽤 효율적인 준비라고 생각한다.
내가 챙기는 최소 구성
굳이 전부 가져가고 싶지 않다면 나는 이 정도만 우선 챙길 것 같다.
햇반 + 캔김치 + 조미김 + 컵라면 + 튜브 고추장 + 지퍼백 + 모유저장팩
여기에 여행 기간이 길어지면
캔참치 + 캔깻잎 + 멸치볶음 + 초고추장 + 모유저장팩
정도를 추가한다.
아이와 해외여행을 여러 번 다니다 보니 결국 중요한 건 특별한 여행용 식품보다 평소 아이가 잘 먹는 익숙한 음식 몇 가지였다.
낯선 곳에서 익숙한 한 끼가 고민을 덜어주고 발을 편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