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타키나발루 아이와 리조트|샹그릴라 라사리아 오션윙 업그레이드·키즈클럽·라마단 후기

2025년 3월, 아이와 코타키나발루 여행에서 3박을 묵은 곳은 샹그릴라 라사리아 코타키나발루였다.

처음 예약한 객실은 가든윙 디럭스룸이었고, 샹그릴라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했다.

예약할 당시에는 다른 예약 사이트가 조금 더 저렴했지만, 샹그릴라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회원 포인트가 쌓이고 공식 홈페이지 전용 혜택도 받을 수 있어서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낫다고 생각했다. 현재도 샹그릴라는 공식 홈페이지나 앱에서 예약한 회원에게 포인트 적립 및 회원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3박 연박이라 당시 적용 가능한 할인까지 받아 예약했는데, 막상 체크인하니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겼다.

가든윙에서 오션윙으로 객실을 업그레이드해준 것이다.

당시 오션윙 가격을 찾아봤을 때 1박 40만원을 넘는 객실이어서 뜻밖의 행운처럼 느껴졌다.

왜 업그레이드됐는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3박 연박 때문인지, 당시가 라마단 기간이라 객실 여유가 있었던 것인지, 혹은 다른 운영상의 이유였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샹그릴라 회원 가입도 이때 처음 했기 때문에 기존 회원 등급에 따른 혜택도 아니었다.

그저 감사한 여행이었다.



1. 모르고 갔는데 라마단 기간이었다

여행 시기는 2025년 3월초였다.

예약할 때는 몰랐는데 도착해보니 라마단 기간이었다.

그래서인지 낮 시간 리조트에는 현지인 투숙객이 안보였다. 우리가 머무는 동안 한국인은 거의 보지 못했고 동양인도 거의 볼 수 없었다. 체감상 서양인 투숙객 비율이 높았다.

라마단 때문에 사람이 적었던 것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리조트가 매우 한적해서 좋았다.

수영장도, 조식당도, 붐비는 느낌 없이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다.


2. 오션윙 풀액세스룸, 아이와 묵기 좋았던 객실

우리가 배정받은 곳은 오션윙 1층 풀액세스 객실이었다.

객실 바로 밖으로 나가면 수영장 쪽으로 접근하기 쉬웠고, 객실 앞 발코니 공간에는 프라이빗 자쿠지가 있었다.

자쿠지는 반개방형 구조였다. 주변이 궁금하면 그대로 열어둘 수 있고, 프라이버시가 필요하면 커튼을 쳐 외부 시선을 차단할 수도 있었다.

낮에는 야자수와 수영장을 바라보며, 저녁에는 어두워지는 리조트 풍경을 보며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는 시간이 꽤 특별했다.

아이도 자쿠지를 정말 좋아해서 여행 중 틈만 나면 들어가려고 했다.


객실 안에는 킹베드 외에 아이용 2층 침대가 따로 마련돼 있었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는 걸 고려해 배정해준 객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호텔 안에 자기만의 공간이 생긴 셈이라 무척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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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용 어메니티도 잘 준비되어 있었다.

실내외 슬리퍼, 배스가운, 샴푸, 컨디셔너, 샤워젤, 칫솔과 치약까지 어린이용이 따로 있었고, 아이용 책상 위에는 키즈클럽 프로그램 시간표도 붙어 있어 확인하기 편했다.

리조트가 가족여행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3. 오션윙과 가든윙 수영장, 두개의 수영장

샹그릴라 라사리아에는 가든윙과 오션윙 수영장이 따로 있다.

공식 안내상 현재 가든윙 수영장은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 오션윙 수영장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어린이 수영장도 가든윙 쪽에 별도로 있다. 

우리가 느끼기에는 두 수영장 분위기가 꽤 달랐다.

오션윙 수영장은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조용하게 쉬기 좋은 분위기였다.

반면 가든윙은 가족과 아이들이 훨씬 즐겁게 놀 수 있는 구조였다.

슬라이드도 있고 어린이 풀이 따로 있으며, 공식 호텔 설명에서도 가든윙 객실이 키즈클럽·슬라이드 수영장·야외 놀이터와 더 가깝다고 안내한다. 

그래서 우리도 둘 다 이용했다.

오션윙에서는 느긋하게 물놀이를 하고, 좀 더 활동적으로 놀고 싶을 때는 가든윙으로 이동했다.

아이와 간다면 수영장만 놓고 봤을 때는 오히려 가든윙이 더 재미있을 수 있다. 다만 오션윙 고객만 오션윙 수영장과 가든윙 둘 다 이용 가능하다.


4. 키즈클럽에서 체코 친구를 만나다

아이에게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곳은 수영장보다 어쩌면 키즈클럽일지도 모르겠다.

라사리아의 Cool Zone Kids Club은 공식적으로 만 4세부터 12세까지 이용할 수 있고, 현재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만들기, 영화, 야외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고 일부 프로그램은 별도 유료다. 

우리가 갔을 때도 만들기 활동과 어린이 애니메이션 상영, 야외 체험 등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곳에서 아이가 체코에서 온 동갑내기 친구를 만났다. 체코 친구가 영어와 체코어 둘 다 사용하는 아이라, 간단한 영어로 대화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키즈클럽에서 만났는데 이후 수영장에서도 계속 같이 놀게 됐고, 결국 3일 내내 함께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 날 헤어질 때는 체코 친구가 눈물을 보일 정도였다.

여행에서 아이가 외국 친구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경험을 한 것은 관광지를 하나 더 본 것보다 오래 기억에 남을 일이었다.



5. 조식은 무난했지만 나시 르막은 꼭 다시 먹고 싶다

오션윙 투숙객은 당시 오션윙과 가든윙 두 곳의 조식당을 이용할 수 있었는데,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오션윙 식당이 정비 중이어서 모든 투숙객이 가든윙 조식당에서 식사했다.

그런데 투숙객 자체가 많지 않았기 때문인지 어느 시간에 방문해도 심하게 붐비지는 않았다.

전체적인 조식은 가짓수가 많았다.

서양식, 현지식, 빵, 과일, 디저트 등이 고루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커리류를 제외하면 맛은 평이했다.

남편과 아이는 한식을 꽤 선호하는 편인데도 크게 불편해하지 않고 먹었으니 가족 단위로도 무난한 조식이었다.




오션윙 투숙객에게는 당시 뷔페 외에 à la carte 메뉴도 주문할 수 있는 혜택이 있었다.

여러 가지를 주문해봤는데 서양식 메뉴는 평범했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나시 르막이었다.


밥과 닭고기, 멸치, 땅콩, 삼발소스를 곁들이는 소박한 말레이시아 음식인데, 생각보다 향신료 향이 강하지 않고 감칠맛이 좋아 한국인에게도 꽤 익숙하게 느껴졌다.

마지막 날에는 다른 아라카르트 메뉴는 주문하지 않고 나시 르막만 다시 주문해 먹었다.


6. 한 번쯤 경험해볼 만했던 라마단 뷔페

점심은 간단히 한식을 먹고, 저녁은 코타키나발루 시내에 나가 먹거나, 그랩을 이용해 배달해 먹었는데, 한 번은 리조트에서 열리는 라마단 뷔페를 예약했다.

성인 2명과 아이 1명 기준 당시 한화로 약 15만원 정도를 결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체크인하면서 예약했는데 이미 자리가 꽉 차 대기명단에 올렸다가 나중에 자리가 나서 들어갈 수 있었다.

투숙객은 많아 보이지 않는데 왜 이렇게 꽉 찼을까 싶었는데, 막상 가보니 주변 현지인들이 많이 찾아와서였다.

라마단 기간 동안 해가 떠 있는 시간에는 금식한 사람들이 해가 진 뒤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이다 보니 분위기 자체가 일반 호텔 디너 뷔페와 달랐다.

음식도 대부분 현지식이었다.

커리류와 고기 꼬치인 사테가 특히 맛있었다.

남편과 아이도 밥에 사테를 곁들여 꽤 잘 먹었다.

나는 현지식을 좋아해서 오히려 다양한 말레이시아 음식을 한 번에 맛볼 수 있어 정말 좋았다.

대추야자를 활용한 디저트도 다양했다.

일반적인 호텔 디너라기보다 그 시기에만 경험할 수 있는 말레이시아의 생활문화를 함께 본 느낌이라 더 기억에 남는다.


7. 리조트 자체가 여행지가 되는 곳

라사리아는 단순히 숙박시설만 있는 리조트가 아니다.

규모가 상당히 크고 안에 숲과 자연보호구역, 해변까지 이어져 있다.

리조트 앞 프라이빗 비치는 약 3km 길이의 백사장이 있고, 리조트 안에서 성인과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리가 갔을 때는 요가, 비치 플로깅, 숲 체험 등 무료 프로그램과 별도의 유료 체험 프로그램인 수상 스포츠, 카약, 선셋 프로그램, 반딧불이와 선셋을 함께 보는 리버크루즈 등이 운영된다. 

원래는 아이 혼자 참여하는 숲 체험 프로그램도 보내고 싶었지만 아이가 원하지 않아 키즈클럽만 이용했다.

아이에게 여행 일정을 억지로 채우기보다는 리조트에서 그냥 노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8. 해변은 생각보다 멀지만 선셋은 꼭 봐야 한다

파도치는 바다에 도달하려면 상당히 걸어야 한다.

백사장이 넓게 펼쳐져 있어 리조트에서 바다까지 체감상 꽤 한참을 걷게 된다.

그래서 한낮에는 너무 뜨거워 가지 않았다.

대신 이른 아침 산책과 해 질 무렵에는 꼭 나갔다.


라사리아에서 본 선셋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장면 중 하나였다.

해가 질 무렵 바다 앞에 서 있으면 하늘 색이 매분 달라졌다.

매일 해 질 무렵이 기대됐다.

해변으로 나가는 길에 있는 수영장 공용 자쿠지에 몸을 담근 채 해 질 무렵의 빛을 보는 것도 꽤 특별한 경험이었다.

해가 완전히 지고 나면 해변 분위기가 또 달라진다.

우리가 머물렀을 때는 밤이 되자 해변에서 불을 활용한 퍼포먼스가 열렸다. 낮에는 한적하고 넓은 백사장이었던 곳이 밤에는 조명과 불빛으로 전혀 다른 분위기가 됐다.

아이와 함께 멀리 나가지 않아도 리조트 안에서 낮에는 수영과 키즈클럽, 저녁에는 선셋, 밤에는 이런 공연까지 이어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특히 야자수와 어두운 바다를 배경으로 불빛이 움직이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9. 리조트가 좋아서 시내 관광은 한 번만 했다

라사리아는 코타키나발루 시내와는 좀 떨어져 있다.

하지만 리조트 자체에서 무료 셔틀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도 시내의 이마고몰에 전통공연을 볼 겸 한 번 다녀왔다.




그런데 이후에는 굳이 시내에 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리조트 안에서 수영하고, 정원을 산책하고, 해 질 무렵 바다를 보며 도란 얘기하는 시간이 행복했다.


실제로 리조트 안을 걷다 보면 열대 꽃 향기가 나고, 새소리가 계속 들린다.

정글과 바다 사이에 리조트를 만들어놓은 느낌이다.


10. 아이와 다시 갈 의향이 있냐고 묻는다면

아이는 지금도 다시 가고 싶은 리조트로 이곳을 이야기한다.

아마 수영장과 자쿠지, 키즈클럽도 좋았겠지만 무엇보다 여행 중 만난 친구와의 기억이 크게 남아 있는 것 같다.

나는 조금 다른 이유로 다시 가고 싶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리조트에만 있어도 충족되는 여행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아침에 새소리를 들으며 일어나고, 수영하고, 정원에서 꽃을 보고, 자쿠지에 들어가고, 해가 질 때 바다에 나갔다.

무언가를 계속 보러 다니지 않아도 하루가 충분히 좋았다.

그래서 코타키나발루 여행에서 관광보다 리조트 안에서 오래 쉬는 여행을 원한다면 샹그릴라 라사리아는 여전히 기억에 남는 선택이다.


코타키나발루|샹그릴라 라사리아

숙소 정보
📍 Pantai Dalit, PO Box 600, Tuaran, Sabah 89208, Malaysia
☎️ +60-88-797-888
✉️ malaysiarasaria@shangri-la.com
🌐 샹그릴라 라사리아 공식 홈페이지
※ 가든윙과 오션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프로그램·레스토랑 운영 내용은 시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Shangri-La Hotels and Resorts